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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호 개인전 "잠깐, 영원으로"




전시명: 장연호 개인전 “잠깐, 영원으로”


전시기간: 10월 27일-12월 2일 (월, 화 휴관) 10:00 ~ 17:00

전시장소: 누루미술관

경남 밀양시 하남읍 명례로 451



초대의 글


전시 공간에 들어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공간은 무엇일까요?

영어로 공간을 표현할 때 주로 두가지 단어, 플레이스(place)와 스페이스(space)를 통합니다. 이는 프랑스 사상가 미셸 드 세르토(Michel de Certeau)가 공간을 구분하고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얼마 전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정치사상을 전공하는 김영민 교수가 “예술이 시대를 만드는 방식”이라는 전시연계 강연에서 예술활동이 일어나는 공간과 예술작품을 설명할 때 차용한 개념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플레이스는 무엇이고 스페이스는 무엇인가 하니, 플레이스란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동시적으로 배치된 상태를 말하며 스페이스는 공간의 구성 요소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경험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김영민 교수는 우리가 걷거나 달리는 움직임을 통해 경험하는 장소는 스페이스고, 멈추어 서서 공간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지도에서의 공간 등이 플레이스라 설명합니다. 덧붙이자면 플레이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는 공간 속의 우리가 자신의 위치를 인지하고,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그러한 플레이스가 전시 공간, 특히 장연호 작가의 “잠깐, 영원으로” 전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내가 어디로 향해 살아가고 있으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희로애락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에 급급하여 내가 어디서 왔고, 어디고 가고 있으며 내가 지금 느끼고 경험하는 감정과 감각들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가 잘 없습니다. 삶의 곳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불안과 슬픔을 미루기도 합니다. 이런 우리에게 장연호 작가의 “잠깐, 영원으로” 전시는 안성맞춤입니다.


‘나는 무엇을 향해 살아나가야 할까’

‘슬픔이란 무엇일까’

‘죽으면 끝인가요? 그 이후는 무엇일까’

‘AI가 나를 대체하지는 않을까’


언젠가 한번 쯤 우리 머릿속을 스쳐 간 질문과 고민에 대해 작가는 이미지와 소리로, 공간과 작업을 통해 말을 건네옵니다. 우리의 하루하루를 삶의 걸음과 방향을 상징하는 영상으로, 영문도 모른 채 떠안게 되는 고통과 슬픔을 소리와 이미지로, 삶의 끝에 대한 질문을 안락한 공간과 영상으로 제시하며 작가는 우리에게 나지막이 속삭이듯 말을 건넵니다. 우리 삶의 면면을 세밀히 관찰해내는 작가는, 속도를 모를 기술의 등장에 허둥대고 있는 우리의 불안까지도 놓치지 않고 포착합니다. 그리고는 막연한 불안이지만 경험해 볼 수 있는 만큼까지는 같이 한번 가보자고 손을 내밀어 옵니다. 잠시 멈추어 서서, 우리 삶 전체를 조망하며 이를 구성하는 죽음, 슬픔, 불안, 삶의 방향, 미래에 대해 잠시나마 들여다볼 수 있는 ‘플레이스’가 이번 “잠깐, 영원으로” 전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서 언급한 김영민 교수의 말을 빌자면 뛰어난 예술은 사실이기에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기에 설득하는 힘을 갖는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도, 슬픔도 이렇게 찬란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준 장연호 작가와 나지막히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 여러분을 초대하고자 합니다. 시간내시어 누루미술관으로 걸음하셔서, 잠깐 경험한 아름다운 감정을 영원으로 간직하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누루미술관 관장 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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