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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ing alone, 2022

​혼자서 부르는 노래

single channel video, karaoke machine installation, sound

... <혼자서 부르는 노래>(2022)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느껴지는 카타르시스의 보편성을 고찰하게 만든다. 이는 프레임 안에 고착된 타인의 퍼포먼스를 통해서가 아니라 ‘지금-여기’에서 벌어지는 몸의 수행을 통해 직접적으로 가능해진다. 작품에 독특한 부분이 있다면 노래방 기계가 도입되었다는 것이다. 누구라도 한 번은 사용해보았을, 나아가 익숙함마저 자아내는 이 물건은 용도 그대로 관람자의 ‘노래’를 위해 설치되었다. 관람자에 의해 작동되어야만 하는 이 장치는 주체 없이는 노래가 생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비어있는 주체의 자리에 관람자 자신을 대입할 것을 유도한다. 그러나 노래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작가가 의도한 퍼포먼스가 성립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만일 노래를 부르지 않기로 한 경우, 중요한 것은 ‘무엇이 우리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는지’를 인지하는 것이다. 이는 노래의 과정에 숨겨진 비가시적이고 복잡한 층위를 가늠하는 일과 동일하다. 이처럼 <혼자서 부르는 노래>의 결말은 전적으로 열려있다. 그러나 합의를 강제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지닌 노래에 대한 원초적인 욕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작가는 관람자가 ‘노래를 부를지 말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조성함으로써 도리어 이러한 욕망을 직시하게 한다.

<우리는 혼자 부르는 노래와도 같아서> 중에서 

임현영(독립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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